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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하면서 시작하는
활기찬 노후!
복지정보
인천 부평구에 사는 안모(75)씨는 4년째 ‘퀵서비스맨’으로 뛰고 있다.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쉴 새 없이 무거운 서류뭉치나 박스를 들고 지하철, 마을버스를 번갈아타며 수도권 각지를 누빈다. 62세에 회사를 은퇴한 그는 9년간 취미활동을 했지만 점점 삶이 무료해졌다. 몸도 쇠약해지는 것 같았다. 그래서 안씨는 4년 전 ‘노인실버박람회’를 찾아 일거리를 찾았다. 그는 42년간 무역업에서 종사해 영어와 일본어가 유창하다. 경영학 석사학위도 가지고 있다. 하지만 65세가 넘는 사람을 받는 회사를 찾기가 어려웠다. 이력서 수십 장을 뿌렸지만 소용이 없었다. 4개월이 지나 연락이 온 곳은 퀵서비스업체였다. 이 업체에서 일자리를 구한 후 안씨가 버는 돈은 월 30만원을 넘은 적이 없다. 안씨는 “월급은 적지만 나를 받아주는 곳이 있어 그래도 낫다”고 말했다.
◆일자리 찾아 헤매는 노인들
70대 이상 노노족들이 일을 할 수 있는 체력이 되는데도 일거리가 없어 청소, 택배 등 이른바 3D업종(어렵고, 더럽고, 위험한 일)에 뛰어들고 있다. 20대 젊은이들이 “차라리 백수가 낫다”며 기피하는 일들이다. 수도권 지하철 3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서 지하철 도우미로 근무하는 김학진(75)씨는 4개월 전 200대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됐다. 역내 공기가 탁해 가래가 생기고 서있기도 힘들어서 도중에 한 차례 그만둔 적도 있다. 김씨는 월 48시간을 근무하고 20만원을 받는다. 그래도 김씨는 지하철 도우미를 “노인에게는 최고의 대우”라고 말한다.
어렵게 일을 구한 경우도 임금이 너무 적어 노인들은 빈곤상태를 벗어나기 어렵다. 박모(여·74·서울 송파구)씨는 하루 6시간씩 아파트 단지 내 청소일을 시작한 지 2주일 됐지만 곧 그만두려고 한다. 월 20만원을 받기로 한 박씨는 “파스값도 안 나온다”며 “지체장애 손녀(중1)를 집에 혼자 두고 나올 만한 가치가 없다”며 푸념했다.
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는 2000년 239만명에서 2006년 329만명으로 6년 사이에 90만명이나 늘었다. 구직을 포기한 노인이 그 만큼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.